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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아래 놓인 스마트폰 화면에 음악 목록이 떠 있다그냥 음악 얘기
사진: Unsplash

플레이리스트와 알고리즘: 요즘은 누가 곡을 골라주나

예전엔 라디오 PD가 틀어주면 떴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플레이리스트와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곡을 고르는 권력이 어디로 옮겨갔는지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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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곡을 만들면 알아서 퍼진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곡이 사람에게 닿으려면 누군가가 그 곡을 골라줘야 합니다. 문제는 그 “누군가”가 시대마다 달랐다는 겁니다.

골라주는 자리가 옮겨왔습니다

방송·매장 라디오 PD 음반가게 주인 플랫폼 플레이리스트 에디터 추천 알고리즘 이용자 숏폼에 쓰는 사람 그걸 다시 퍼뜨리는 사람 문은 넓어졌는데, 문을 지키는 사람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고르는 주체는 바뀌었지만 "골라져야 들린다"는 건 그대로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골랐습니다. 방송에서 틀어주면 알려지고, 안 틀어주면 묻혔습니다. 소수의 판단에 많은 게 달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가 둘로 나뉩니다. 플랫폼 에디터가 만드는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추천 알고리즘.

그리고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숏폼에서 누군가 곡을 쓰면 그게 퍼집니다. 이건 앞의 둘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용자가 큐레이터가 된 경우입니다.

좋아진 걸까

절반은 그렇습니다.

문은 확실히 넓어졌습니다. 방송에 못 들어가도 곡을 낼 수 있고, 알려질 경로가 여러 개입니다. 예전 같으면 시작조차 못 했을 사람들이 지금은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지기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라디오 PD 대신 플레이리스트 에디터가 있고,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다만 얼굴이 안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얼굴이 안 보이는 쪽이 더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적어도 누구를 설득해야 할지는 알았으니까요.

알고리즘은 뭘 보나

정확한 기준은 플랫폼이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추정과 관찰의 영역이고, 그렇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여러 플랫폼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진 신호는 이런 것들입니다.

  • 끝까지 듣는가. 중간에 넘기면 부정적 신호
  • 저장하거나 담아두는가. 한 번 듣는 것보다 강한 신호
  • 초반 반응 속도. 발매 직후 며칠

여기서 숏폼 시대의 곡 구조와 얘기가 이어집니다. 인트로가 사라진 게 취향 문제만은 아니었던 겁니다.

다만 이걸 공식처럼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기준은 바뀌고, 곡마다 다르고, 무엇보다 이걸 맞추려고 곡을 만들면 대체로 티가 납니다.

그래서 뭘 할 수 있나

솔직히 말하면 통제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알고리즘도 에디터도 내 손 밖입니다.

대신 손 안에 있는 것이 몇 개 있습니다.

메타데이터를 제대로 넣는 것. 장르 태그, 크레딧, 아티스트명이 정확해야 시스템이 곡을 제대로 분류합니다. 메타데이터 실수에서 다룬 것들이 노출에도 영향을 줍니다.

플레이리스트 피칭을 실제로 하는 것. 유통사가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유통사 고를 때 부가 서비스 항목에 이게 있습니다.

발매 직후 며칠을 신경 쓰는 것. 초반 신호가 중요하다면, 그때 알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결국 마케팅이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순서를 뒤집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곡이 먼저고, 골라지는 건 그다음입니다. 알고리즘에 맞춘 곡이 오래가는 걸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곡만 좋으면 알아서 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답이 있을 텐데, 그 어딘가가 어디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는 척하는 것보다 모른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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