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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에 인쇄된 악보가 여러 단으로 펼쳐져 있다내 권리 찾기
사진: Unsplash

스플릿 시트 쓰는 법: 없이 작업하면 3년 뒤에 생기는 일

지분 다툼은 곡이 안 될 때가 아니라 잘 될 때 터집니다. 그때는 이미 기억이 다르고 증거가 없습니다. 작업 당일에 10분이면 끝나는 일입니다.

2026년 9월 9일 수정11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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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넷이 모여 곡을 만들었습니다. 한 명이 코드를 잡고, 한 명이 멜로디를 붙이고, 한 명이 가사를 쓰고, 한 명이 편곡을 했습니다. 그날 아무도 지분 얘기를 안 했습니다. 어색하니까요.

3년 뒤 그 곡이 드라마에 들어갑니다. 이제 네 명의 기억이 다릅니다.

왜 잘 될 때 터지는가

곡이 묻히면 아무도 지분을 묻지 않습니다. 돈이 0원이니까요. 분쟁은 금액이 생긴 다음에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는 대개 이런 상태입니다.

  • 작업 당시 대화는 카톡으로 흩어졌거나 지워졌습니다
  • 프로젝트 파일의 수정 이력만으로는 창작 기여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 각자 자기 기여를 실제보다 크게 기억합니다 (악의가 아니라 인지의 문제입니다)
  • 이미 협회에 누군가가 지분을 신고해 버렸습니다

마지막이 특히 곤란합니다. 먼저 등록된 신고 내용이 사실상 기준이 되고, 뒤집으려는 쪽이 자료를 들고 와야 합니다. 다만 각 단체가 이의 절차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2026년 8월 29일 기준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다투실 거라면 소속 단체에 직접 문의하세요.

지분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 한 명이 반대하면 못 씁니다

지분 다툼만 걱정하는데, 실무에서 더 자주 발목을 잡는 건 이쪽입니다.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그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으며, 다른 저작재산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 이 경우 각 저작재산권자는 신의에 반하여 합의의 성립을 방해하거나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의 행사

넷이 만든 곡을 드라마에 넣으려면 네 명 전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한 명이 연락이 안 되면 그 곡은 멈춥니다. 지분이 10%든 40%든 마찬가지입니다.

내 지분을 남에게 넘기는 것도 다른 사람 동의가 필요합니다. “내 몫이니까 내 마음대로”가 안 됩니다.

다만 조문 끝에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신의에 반해 합의를 방해하거나 동의를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몽니를 부리면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뜻인데, 그건 소송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연락처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훨씬 쌉니다.

안 적으면 법이 균등으로 추정합니다

이것도 조문에 있습니다.

공동저작물의 이용에 따른 이익은 공동저작자 간에 특약이 없는 때에는 그 저작물의 창작에 이바지한 정도에 따라 각자에게 배분된다. 이 경우 각자의 이바지한 정도가 명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균등한 것으로 추정한다.
저작권법 제48조 제2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의 행사

여기서 말하는 “특약”이 곧 스플릿 시트입니다. 안 쓰면 법은 이바지한 정도를 따지고, 그마저 불분명하면 균등으로 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적었을 때 자동으로 나오는 결과는 대략 균등입니다. 문제는 “이바지한 정도가 명확한가”를 나중에 다투게 된다는 것이고, 그 다툼의 비용이 스플릿 시트 10분보다 비쌉니다.

그런데 우리 곡이 공동저작물이 맞나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법이 말하는 공동저작물은 이렇습니다.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 (제2조 제21호)

가사와 곡은 대체로 분리해서 쓸 수 있습니다. 가사만 시집에 싣거나 멜로디만 연주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작사와 작곡은 통상 공동저작물이 아닌 것으로 봅니다. 반면 둘이 붙어 앉아 함께 멜로디를 만든 경우는 분리가 안 되니 공동저작물입니다.

이 구분에 따라 위의 제48조가 적용되는지가 갈립니다. 다만 저작권법에는 “결합저작물”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고, 실제 사건에서 어느 쪽으로 판단되는지는 작업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여기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건 이겁니다. 어느 쪽이든 그날 적어두면 다툴 일이 없습니다. 법적 성격을 가리는 건 안 적었을 때 필요한 일입니다.

스플릿 시트란 무엇인가

거창한 계약서가 아닙니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그날 적어서 다 같이 서명하는 종이 한 장입니다.

법에서 정한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나중에 증거로 쓰이려면 이 항목들이 있어야 합니다.

  • 곡 제목 (가제라도)
  • 작업 날짜와 장소
  • 참여자 전원의 본명, 예명, 연락처
  • 항목별 지분: 작사 / 작곡 / 편곡을 따로
  • 소속 신탁단체 (음저협 / 함저협 / 미가입)
  • 전원 서명 또는 서명 이미지

가장 흔한 실수: 저작권과 인접권을 섞는 것

“5:5로 나누자”는 합의가 나중에 깨지는 이유가 대부분 이겁니다.

무엇을 5:5로 나눈다는 겁니까? 곡의 저작권입니까, 음원 판매 수익입니까, 아니면 둘 다입니까?

권리 지도에서 봤듯이 이건 완전히 다른 권리입니다. 스플릿 시트에는 저작권 지분만 적는 게 원칙입니다. 실연자 몫과 음반제작자 몫은 별도 문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우리 5:5로 하자" 무엇을? 곡의 저작권 작사·작곡·편곡 협회에서 정산 음원 판매 수익 실연 · 음반제작자 유통사 · 음실련에서 정산 ≠ 완전히 다른 돈입니다
둘 중 어느 쪽인지 안 적으면, 3년 뒤에 서로 다른 걸 떠올립니다.

한 장에 다 적고 싶다면 표를 나누세요.

참여자작사작곡편곡실연제작 지분
A100%40%없음보컬50%
B없음40%30%기타50%
C없음20%70%없음없음

이렇게 적어두면 나중에 “우리 5:5였잖아”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습니다.

두 번째 실수: 합이 100%가 아닌 것

의외로 자주 벌어집니다. 작곡 지분을 A 40%, B 40%, C 30%로 적어놓는 식입니다. 협회 등록 단계에서 반려되고, 그 시점에 다시 연락을 돌려야 합니다.

각 항목별로 합이 정확히 100%인지 확인하세요. 서명 전 마지막 절차로 삼으면 됩니다.

세 번째 실수: 편곡을 빼놓는 것

“편곡은 원래 지분 안 주는 거 아니야?”, 아닙니다. 편곡은 저작권 지분이 붙는 창작 행위입니다.

다만 관행상 편곡 지분을 인정하지 않거나 낮게 잡는 경우가 있고, 곡에 따라 실제 기여도가 크게 다릅니다. 관행이 어떻든 그날 합의한 내용을 적으면 됩니다. 문제는 안 적는 것이지 몇 퍼센트냐가 아닙니다.

어색함을 없애는 법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법률이 아니라 분위기입니다. 작업 끝나고 “지분 정하자”고 하면 계산적으로 보일까 봐 다들 안 합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면 됩니다.

작업 시작 전에 꺼내세요. “우리 나중에 헷갈리니까 오늘 끝나면 스플릿 시트 하나 쓰자” 라고 미리 말해두면, 그건 계산이 아니라 절차가 됩니다.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정하는 거라 오히려 공정하게 나옵니다.

곡이 잘 된 다음에 정하면 그때부터는 협상입니다.

정하기 애매하면

  • 동률로 나누세요. 참여자 3명이면 3분의 1씩입니다. 퍼센트로 적어야 하면 33.34 / 33.33 / 33.33%처럼 끝자리를 한 명에게 몰아 합이 정확히 100%가 되게 맞추세요. 완벽하진 않아도 아무것도 안 적은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 나중에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전원이 동의하면 개정본을 쓰면 됩니다. 확정본을 처음부터 만들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못 쓰는 게 최악입니다.
  • “추후 협의”라고 적지 마세요. 그 문구는 아무 효력이 없고, 분쟁 시에는 합의가 없었다는 증거로 쓰입니다.

보관

  • 서명본을 PDF로 만들어 참여자 전원에게 메일로 발송하세요. 발송 기록 자체가 날짜 증거가 됩니다.
  • 원본은 각자 보관합니다. 한 사람만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이 연락 두절될 때 곤란해집니다.
  • 협회 등록 시 신고한 지분과 스플릿 시트가 일치하는지 나중에 대조하세요. 등록 단계에서 숫자가 틀어지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10분이면 끝납니다. 3년 뒤의 분쟁은 10분으로 안 끝납니다.

고친 기록

  1. "3명이면 각 33.3%"는 합이 99.9%라 이 글이 바로 앞에서 경고한 실수를 그대로 저지르게 됩니다. 끝자리를 한 명에게 몰아 100%를 맞추라고 고쳤습니다. 도표에서 저작인접권 정산 경로를 "유통사"로만 적은 것도 실연자 몫은 음실련이라 함께 고쳤습니다.

  2.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을 추가했습니다. 공동저작물은 전원 합의 없이 행사할 수 없어서, 한 명이 반대하면 곡을 쓸 수 없습니다. 지분 다툼보다 실무에서 더 자주 걸리는 부분인데 빠져 있었습니다.

  3. 제48조 제2항(이바지 정도가 불분명하면 균등 추정)과 제2조 제21호를 근거로 넣었습니다. 표의 빈칸에 쉼표가 들어가 화면에 잘못 보이던 것도 고쳤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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