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곡은 누구 것인가: 약관 세 개를 읽었습니다
수노, 유디오, 사운드로우의 이용약관을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세 곳이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한 곳은 결과물을 아예 못 내려받게 되어 있습니다.
AI로 곡을 만들어 놓고 발매를 알아보다 보면 같은 질문에 걸립니다. 이거 내 곡 맞나. 팔아도 되나.
검색하면 “AI 음악도 상업적으로 쓸 수 있다”는 글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도구마다 약관이 완전히 다릅니다. 세 곳의 약관을 직접 열어서 읽었습니다.
한 장으로 보면
Suno: 유료면 넘겨준다, 무료면 안 된다
수노는 요금제로 갈립니다.
무료와 베이직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If you are a user of the free or basic tier of the Service then you covenant and agree that you will only use such Outputs for your lawful, personal and non-commercial purposes.
유료(Pro·Premier)는 반대입니다. 수노가 가진 결과물의 권리를 사용자에게 양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둘 붙습니다.
첫째, 내려받은 것만 상업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약관은 다운로드하지 않은 결과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합니다. 요금제마다 다운로드 개수가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둘째, 이게 더 중요한데, 저작권이 생긴다는 보장은 하지 않습니다.
Due to the nature of machine learning, Suno makes no representation or warranty to you that any copyright will vest in any Output.
권리를 넘겨주는 것과 그 권리가 애초에 존재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회사는 “우리 몫은 넘긴다”고 하면서 “그게 저작권으로 인정될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적어둔 셈입니다. AI 학습과 공정이용에서 봤듯 국내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미국 연방항소법원(D.C. Circuit)이 사람의 관여 없이 AI가 자율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Thaler v. Perlmutter, 2025. 3. 18. 선고, 사건번호 23-5233).
Udio: 내려받는 것부터 안 됩니다
유디오는 성격이 다릅니다. 약관 6조는 회사와 라이선서가 결과물의 모든 권리를 갖는다고 하고, 혹시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회사에 양도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건 이 범위입니다.
you may use Output solely for your personal and non-commercial purposes, provided that you may not download any copies of your Output from the App for any purpose.
1조 2항은 더 구체적입니다. 결과물을 내려받거나 복제·배포하지 말 것, 그리고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스포티파이·사운드클라우드 같은 플랫폼에 올리지 말 것을 서비스 이름까지 들어 적고 있습니다. 5조는 상업적 목적의 이용을 금지 항목으로 나열합니다.
발매를 염두에 두고 이 도구를 쓰고 있었다면 약관과 어긋납니다. 이 개정일이 2025년 11월이라는 점은 짚어둘 만한데, 그 무렵 해외 음반사와의 분쟁이 정리되던 시기입니다. 다만 개정 이유가 그것인지는 약관에 적혀 있지 않아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SOUNDRAW: 빌려주는 방식
사운드로우는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이용 허락을 줍니다. 구독하면 내려받은 트랙을 쓸 권한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다만 여기도 요금제로 갈립니다. license 페이지는 모든 플랜에 공통 허용되는 목록(유튜브·소셜·라이브 스트림·게임·라디오·TV)과 아티스트 플랜 항목을 따로 적고, 스포티파이 같은 DSP 배포는 아티스트 플랜 쪽에만 둡니다. “아티스트 플랜은 크리에이터 플랜의 모든 기능에 DSP 배포 기능이 더해진 것”이라고 명시합니다. 크리에이터 플랜이라면 트랙을 아무리 고쳐도 발매 자체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 조건 | 내용 |
|---|---|
| 스트리밍 배포 | 아티스트 플랜에서만 가능하고, 그 안에서도 트랙을 수정해야 함 |
| Content ID 등록 | 금지 |
| 스톡 오디오 판매 | 수정한 결과물이라도 금지 |
| 구독 해지 | 받은 그대로 쓴 콘텐츠는 구독 중에만 게시 유지 |
마지막 줄이 실무에서 걸립니다. 영상에 배경음악으로 쓴 경우, 구독을 끊으면 그 영상을 계속 올려둘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Content ID 등록 금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금지 이유는 약관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사운드로우는 오히려 요청마다 새 목록이 생성돼 같은 트랙을 두 번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안내합니다. 이유와 무관하게 “Not OK” 목록에 들어 있다는 것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이 세 곳만 봐도 축이 세 개라는 게 보입니다. 권리가 어디로 가는가, 내려받을 수 있는가, 구독을 끊으면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 축은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약관에서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는 것과, 한국에서 그 곡이 저작물로 인정되어 등록·신탁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사가 “팔아도 된다”고 한 것은 그 회사와 나 사이의 계약이지, 저작권법상 지위를 정해주는 게 아닙니다. 국내 등록 쪽은 음저협 기준이 철회된 뒤로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쓰기 전에 확인할 것
계약서를 읽듯 약관도 순서가 있습니다.
내가 쓰는 요금제가 무엇인지부터 보세요. 같은 서비스도 무료와 유료가 다릅니다. 수노가 그 예입니다.
결과물을 파일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받을 수 없으면 발매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구독을 끊은 뒤를 확인하세요. 이미 낸 곡이나 올린 영상이 어떻게 되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마지막으로 읽은 날짜를 적어두세요. 이 글의 내용도 2026년 9월 4일 기준입니다. 약관은 바뀝니다. 수노는 중대한 변경을 서비스 화면·팝업·이메일로 알리겠다고 적어두긴 했지만, 바뀐 약관은 발효 시점부터 계속 이용하는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이미 만들어 둔 결과물이 예전 약관으로 남는다는 조항은 세 곳 어디에도 없습니다. 발매를 앞두고 있다면 그 시점에 다시 열어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친 기록
사운드로우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DSP 배포는 수정만으로 열리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 플랜에서만 됩니다. Content ID 금지 이유를 "여러 사람이 같은 트랙을 쓰는 구조라서" 라고 단정했는데 약관에 근거가 없고, 회사는 오히려 트랙이 겹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안내합니다. "약관은 공지 없이 바뀐다" 도 틀렸고, "판례가 없다" 는 국내로 한정해야 맞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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